쓰다 그만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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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 6. 10:42

요즘 뭔가 글이 안써져서.. 일단 쓰다가 버려둔 글도 백업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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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이 좋은 거미🕷️🍰

 

피터는 간식을 좋아한다. 꽤 긴 시간 동안 피터를 지켜봐온 맷은 그 사실을 아주 일찍이부터 깨닫고 있었다. 데어데블과 스파이더맨이 친해지기 전부터, 피터 파커가 변호사 맷 머독에게 도움을 구하기 위해 찾아왔을 때부터 알았던 것일지도 몰랐다. 어느 쪽이든 맷에게는 언제나 같은 사람이었던 피터는 언제나 간식을 입에 달고 살았다. 사무실에 이따금 도움을 구하러 올 때나, 집에 불법으로 침입해 왔을 때도 이런 저런 간식을 내놓으면 그 중에서도 설탕이 가득 들어간 달콤한 것을 집었다. 설탕 알갱이가 살아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아주 달고, 바삭하고, 부드러운 쿠키를 집어들고 기뻐하는 피터의 심장소리는 언제나 맷의 청각을 사로잡았다. 피터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다른, 아주 크고 분명한 심박을 지니고 있었다. 거기에 약간의 하이톤이 섞인 웃음은 다른 사람들과는 쉽게 구분되었다.

사무실 근처에서 간식을 먹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나 이웃을 돕고 도넛 따위를 받아 기뻐하는 웃음소리는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것이 되었다. 데어데블은 굳이 헬스키친 밖까지 나가지 않는 편이지만, 스파이더맨은 어느 곳이든 제 발이 붙은 곳을 지킨다. 맷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피터의 취향을 알 수 있었다.

스파이더맨은 달콤한 걸 좋아해.

이것은 뉴욕 대부분의 이웃들이 아는 사실이기도 했다. 거기에 맷은 피터 파커를 덧붙였을 뿐이다.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변호사 일에 집중하면서도 맷의 의식은 바깥을 향해 있었다. 혹시나 헬스키친에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도 있겠으나, 그 절반 이상은 스파이더맨 때문이었다.

뷰글에 사진을 파는 프리랜서 기자로 다시 돌아간 탓에, 다시 낮부터 스파이더맨을 하고 있는 피터는 오늘도 사무실 근처를 이리저리 오갔다. 한 번쯤은 넬슨 앤 머독 사무실 창문에 붙어서 오래도록 알아온 변호사에게 인사 한 번을 주지 않을까 기대도 했으나 오늘은 그런 타이밍이 맞지 않는 모양이다. 사무실 근처로 다가올 듯하다가 누군가의 부름에 다시 멀어지는 거미줄 소리를 들으며 맷은 생각했다. 스파이더맨은 작은 일도 모두 제 손으로 도와야하는 친절한 이웃이었기에 이런 추운 날에는 더더욱 도울 이웃이 많았다. 혹시 몰라 사무실의 히터기 온도를 더욱 높여두고, 창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일하면서도 맷은 피터가 오지 않을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둘 사이의 명확한 약속 따위는 없었으므로, 그저 서로의 발이 비슷한 곳을 향한 순간에 마주하거나, 피터가 집이나 사무실에 멋대로 찾아오는 게 전부인 사이였다. 일부러 아무런 이유 없이 스파이더맨을 불러내고 싶지는 않았다.

“맷—, 큰일 났어!”

포기가 탄식하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 포기는 벽 너머의 작아지는 거미줄 소리에 집중하던 맷을 다시 사무실로 불러들었다. 심장의 울림, 근육의 움직임과 다양한 정보들로 맷은 포기가 말한 큰일이 비교적 엄청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일찍이 알 수 있었다.

“또 세탁소 부인이 재판용 자켓을 잃어버리기라도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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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한 피터 쓰려다가 그만둔 것..

 

“집에 손님이라도 오는 거야?”

오늘도 맷의 사무실 한 켠에 놓인 봉투를 발견한 포기가 물었다. 요 며칠째 낮에 사무실을 홀로 나가 봉투를 들고 돌아오던 맷의 패턴에 드디어 포기도 입을 열기로 결심한 모양이었다. 맷은 봉투에 적힌 것을 볼 수 없었으나, 아마도 가게의 이름이나 간판메뉴의 그림 따위가 그려져 있을게 분명했다. 식료품 가게의 얄팍한 종이봉투보다는 두껍고, 고급스러운 재질로 된 봉투 안에는 설탕이 가득 든 디저트가 들어 있었다. 확실히 포기가 이상하게 생각할만하다. 설탕과 시럽으로 가득 절여져서 포장 밖으로 그 달콤한 향기가 새어나오는 쿠키나 케이크 따위는 맷이 구태여 제 손으로 사던 것들은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 잡지에 소개된 맛집들이어서 줄을 서야만 하는 곳들이다. 클라이언트들이 이따금 선물로 주곤하는 그런 디저트를 맷이 제 손으로 사기 시작한지 벌써 일주일이 넘어가고 있었다.

 

대부분의 자경단원들은 약간의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다. 법이 있음에도 길거리로 나서서 주먹을 휘두르고 각자의 정의를 실천한다는 것은 일종의 자기효능감을 불러일으켰고, 그것에 취해 더욱 그 일에 매진하는 초짜 히어로들도 많았다. 정의감이라 이름 붙여진 위안. 각자가 가진 문제들은 길거리에 쏟아내고나면 편안한 마음으로 잠에 들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맷도 마찬가지였다. 헬스키친을 지킨다는 말 아래에 제 폭력성을 서슴없이 드러내고서는 범죄자를 잡았을 뿐이라며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포기와 유릭과 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데어데블은 이따금 폭력을 자제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고, 맷은 언제나 그들에게 걱정을 받는 쪽이었다.

맷, 너에게는 헬스키친의 건달들보다 상담사가 필요해. 맷은 그 조언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넘겨버리곤 했다. 약간의 문제는 삶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맷은 언제나 그런 식으로 살아왔으며, 데어데블 활동에 힘쓰는 것으로 그런 것들을 이겨내왔다. 그러니 자경단 활동에 과도하게 힘을 싣는 것은 그렇게 나쁜 선택지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 생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제 삶에 생겨날 줄은 몰랐지. 몇 번이고 다른 이들에게 들었던 그 말이 제 입에서 나오게 될 줄은 맷도 알지 못했다. 약간의 정신적 문제에 시달리는 동료들은 많았고, 그들 대부분은 그럼에도 잘 지내고 있었다. 적당한 스트레스 발산과 폭력, 그리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 마스크를 벗고 살아가기. 하지만 그게 무너진다면? 맷은 제 입으로, 언젠가 포기에게 들었던 말을 그대로 뱉고 있음을 깨달았다.

피터, 제발 며칠만이라도 제대로 쉬어.

아마 예전 글들도 찾으면 쓰다가 그만둔 맷피터 많을 듯한데... 🫠

2026년의 맷피터는 무엇을 써야할지 고민 중이다.. 어려워

2025.01.13
myo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