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명써서 슬펐던 피터

🕶x🕷

2025. 1. 13. 20:06

- ASM(1999) #587

맷한테 괜히 업어 달라고해서 업혀가는 피터가 보고 싶네.. 살인 누명쓴 스파이더맨의 재판이 무죄로 마무리되고, 며칠 내내 입고 있던 슈트는 넣어두고 피터 파커로 법원 빠져나가는 피터. 익숙하게 언론사랑 인터뷰 중인 맷 발견하고 '맷 덕분에 잘 끝났네….'싶다가 갑자기 서러워지면 좋겠음.

사람구하다가 살인누명까지 써야해? 싶어 서러워진 피터가 법원 계단에 웅크려 앉는 것이다. 눈물이 막 나고 그러지는 않은데 수감되어 있던 생각하니 코끝이 찡해져서 무릎에 얼굴 박고 있는 피터. 눈에 띌 것 같았지만 스파이더맨 재판 등으로 사람이 많아서 계단 구석은 생각보다 좋은 자리였음

어디서든 잘 주저앉을 수 있는게 피터의 장점이지. 계단에서 웅크려 앉아 인생의 회의감을 잔뜩 느끼고 있는 것이다. 스파이더맨을 계속 해야할까? 맷이 도우러 안왔으면 마스크가 벗겨질 위기였어. 며칠을 수감되어 있었어. 난 도망갈 수 있었는데.. 무릎에 얼굴을 묻고 한참 생각하는 피터

정의의 승리입니다, 같은 멋진 말 좀 하던 맷은 기자들 물러나고 피터 찾으면 좋겠음. 슈트 입고 나가면 기자들이 몰릴테니까(사실 웹스윙으로 도망갈 수 있지만) 입을 옷도 전달했고, 나왔을 거 같은데 근처에는 없는 피터를 찾아서 다시 법원으로 들어가려다가 피터의 맥박과 숨소리를 찾은 맷.

계단 구석에 웅크려 있는 피터에게 가려는데 숨소리가 흐린 게 울고 있나 싶어서 잠깐 멈칫하면 좋겠음. 스파이더맨이 잘 우는 이미지도 아니고, 피터는 유쾌하잖아? 물론 울만한 상황이긴 하지만. 천천히 피터에게 걸어가서 피터 머리 툭 치는 맷.

“고생 많았어, 피터.”

“전 교도소 체질이 아닌가 봐요.”

다행히 우는 건 아닌 거 같은데 무릎에 얼굴 박고 일어날 생각 없는 피터 옆에서 잠깐 이야기 나눠주는 것이다. 재판 과정이 길었고, 그동안 스파이더맨으로 마스크도 못벗고 수감생활을 해야했으니까. 스파이더맨이 잡아넣은 범죄자들이랑. 접견하러 갈 때마다 더 기죽어가던 목소리가 생각나는 맷.

“피터, 지금 하고 싶은 거 있어?”

“누명 씌운 녀석을 잡아다 한 대 치는 거요?”

“…그런 거 말고. 피터 파커로 할 수 있는 일.”

피터 옆에 붙어 앉아서 한 손으로 피터 어깨 감싸준 맷이 나 오늘은 한가하니까 너랑 붙어서 놀아줄 수 있거든, 같은 이야기 해주는 거 보고 싶음.

소원 있으면 지금 말해.

맷도 스파이더맨 누명 벗어주느라 며칠간 잠도 잘 못자고 재판 준비해야 했지만, 피터가 코맹맹이 소리 내는 게 울기 직전인 거 같아서 집에 들어가서 쉬기보다 피터 풀어주기를 택한 것이다. 집가서 씻고 편한 침대에 눕기 보다는 인생의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오랜 자경단친구랑 같이 있기를 택하기.

피터가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어서, 한 잔 산다고 해봤자 맷 혼자 마시고 피터는 옆에서 오렌지주스요 같은 말이나 할 게 뻔해서 소원 들어주겠다고 하는 맷이 보고 싶음. 얼굴 박고 있던 피터가 그제야 고개 들고 맷 쳐다보면서

"소원이요?“

하면 좋겠음.

"그래, 뭐든 들어줄게.“

하는 맷.

“업어줘요”

“겨우 그거야?”

“뭐든 들어준다면서요.”

“소원을 멍청하게 쓸 줄은 몰랐지.”

“저 지금 길거리 생활 은퇴할 일생일대의 위기거든요. 누가 좀 데려가서 씻겨주고 재워줘야 할 거 같아요.”

“업어주고, 씻겨주고, 재워 달라? 진심이야?”

“먹여도 주면 좋구요. 맷, 저 정말 피곤해요.”

피터가 괜히 눈물 나올 것 같이 코끝이 찡해져서 훌쩍이면 좋겠다. 지금 피터 파커에게 필요한 것은 그냥 따뜻한 온기랑 푹신한 침대라는 걸 잘 알아서 맷이 준 소원권을 바보처럼 사용하기. 스스로도 바보 같은 거 알지만 오늘은 정말 기운이 없으니까.

며칠을 무서운 범죄자 아저씨들이랑 보냈어요. 물론 그 사람들을 제가 거기 가뒀죠.

슬슬 주위에서도 남자둘이서 나란히 계단구석에 앉아 있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하고, 피터는 그냥 맷 어깨에 머리기대는 거 보고 싶다. 맷이랑 접견할 때는 유리벽이 있었고, 재판할 때는 조용히 앉아 있어야했고, 구치소 침대는 딱딱했고.. 나란히 앉아 있는게 어쩐지 꿈 같아지는 거 보고픔.

가벼운 한숨 쉰 맷이 자리에서 일어나 등 대주는 게 보고 싶음. 방금까지 스파이더맨 변호하던 맹인 변호사가 누굴 업고 간다니 정말 이상하게 보일텐데 피터는 신경쓰지 않는 눈치니까

“시각장애인에게 업혀가고 싶다니, 정말 바보 같은 소원이야.”

“가는 길에 넘어지는 척 떨어뜨리지만 말아요.”

냉큼 맷 등에 업혀서 목에 팔두르고 어깨에 얼굴 묻고 있는 피터가 보고 싶음. 피터 안고 다닐 일이 자경단활동 때도 많지 않아서(반대가 많지) 괜히 어색한데 재판 때문에 정장차려입고 피터는 맷이 가져다준 편한 옷 입고 업혀가는 것이다. 그냥 힘들어서 맷한테 어리광부려보는 피터 보고픔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는 일이고, 변호해준 맷만 아는 일이니까 괜히 맷한테 기대기. 떨어뜨리지도 않을건데 두 팔로 맷 꽉 감싸 안고 얼굴 묻은 피터가 그냥 안심돼서 소리 없이 울면 좋겠음. 숨소리도 그렇고, 재킷이 젖어가는 게 울고 있구나 싶은 맷. 집으로 가려면 택시 타야하는데 어쩌지.

맷 집에 먹을거리가 없어서 장보러 가는데도 업혀 있고 내려올 생각을 안 하는 피터 보고 싶음. 맷은 피터 때문에 선글라스 벗고 걷게 되는.. 피터 떨어질까봐 단단하게 다리잡고 장본 것들 팔에 걸고 걷는 맷이랑 등에 업혀서 기운없이 있는 피터가 좋다.

오늘은 스파이더맨이 은퇴의 위기입니다.

말 그대로 씻겨주고 먹여주고 입혀주는 맷이랑 평소에 안하는 어리광 다 부리는 피터 보고 싶음. 소원권 정말 제대로 쓰는구나, 싶으면서 셔츠 대충 팔만 걷어서 피터 머리 감겨주는 그런 거.

“맷도 며칠 구치소에 있다나오면 제가 다 해줄게요.”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긴 한데, 전제조건이 너무한 걸.”

밥까지 배불리 먹고 나란히 누워서 너무 피곤하니까 잘 수가 없어서 뒤척이는 것이다. 너무 긴 과정을 거쳐와서 이게 꿈인지 뭔지…. 피터는 침대가 안 딱딱하니까 여기가 맷네 집이 맞긴하구나 싶고.

“평생 거기서 살면 어쩌지 걱정했어요.”

“그랬으면 당장에 탈옥했겠지. 피터 네 성격이면.”

“아름다운 변호사를 믿어서 꾹 참았죠. 다 부수고 나갔으면, 맷이 곤란하니까요.”

“이런, 내가 고마워해야 하는 거야?”

“접견할 때 유리벽 안 부수고 얌전히 있었잖아요.”

“그래, 그건 고마워. 사고를 안쳐준 덕분에 재판이 수월했지.”

힘들다면서 눈만 끔뻑이고, 입은 여전한 피터 때문에 웃는 맷.

“몇 번이고 꺼내줄 테니까 얌전히 기다려.”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맷 목소리에 어이없어서 웃는 피터. 믿고 기다리긴 했지만 몇 번이나 또 누명쓰고 수감되어 기다리라니 너무한 고백아닌가 싶어서 웃다가 맷 손 잡았으면 좋겠다.

“그럼 저는 다 부수고 탈옥시켜 줄게요.”

“꽤나 터프한 고백인걸.”

수배될 텐데 어쩌냐는 말에 '우리가 그러려고 마스크 끼잖아요. 데어데블이랑 스파이더맨 말고 다른 정체성이라도 만들죠 뭐' 하며 조잘조잘 떠드는 피터랑 재판 끝나고 듣는 유쾌한 수다가 즐거운 맷. 침대에 나란히 누워서 손 꼭 잡고 떠들다가 그냥 지쳐 잠들었으면 좋겠음. 이런 대화가 그리웠지.

한가롭게 둘이서 낮잠 충분히 자다가 밤에 일어나서 패트롤이나 돌러가면 좋겠다. 스파이더맨의 은퇴 위기를 어리광 받아주기로 막아낸 헬스 키친의 악마. 맷이랑 예전부터 알아와서 가끔 어리광 마구 부렸으면 좋겠음.. 그때마다 피터랑 처음 만날 적 생각나서 받아주는 맷. 맷 등짝에 업혀 다녀라.

데어데블이 오해사서 수감되니까 정말로 “탈옥 도와줄까요?” 하고 온 스파이더맨이 보고 싶네. 부수고 나가는 거 전문인거 알잖아요? 하면서 와서 맷 수갑 뽀사주는 피터가 좋다. 자긴 법적으로도 못 도와주고 부수는 거 잡는 거만 해줄 수 있어서 자기방식대로 하기.. 포기가 화내겠네 하며 나가는 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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